숏폼 콘텐츠의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현대 소비자들은 짧고 빠른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영화의 러닝타임이 짧아질 뿐만 아니라 웹드라마, 숏폼드라마 또한 많이 제작되는 상황인데요.
유행하는 공모전에서도 유독 1분 드라마, 숏폼 콘텐츠를 찾는 수요가 많은 것만 해도 그 인기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드라마 형식의 대표적인 예는 어떤 게 있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이 알고 있을 띱(Deep)을 대표적으로 꼽아볼 수 있습니다. ‘띱‘은 세 배우가 Z세대를 겨냥해 만든 유튜브 채널인데요, 구독자만 170만명에 다릅니다.
장르로 치면 스케치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케치 코미디란? 1분에서 10분까지 정도의 길이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코미디인데, SNL을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스케치 코미디에서 코미디란 이름이 들어갔다고 해서 꼭 ’개그‘를 선보이는 건 아닙니다.
띱에서는 Z세대라면 공감할 만한 상황과 에피소드를 보여주면서 잔잔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설레는 웃음일 때도 있고 때로는 자조적인 웃음일 때도 있습니다.
띱의 경우, 5분짜리는 영상을 주로 선보이고 있고, 쇼츠의 경우 1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동영상의 경우 연애 공감 스토리를 zip으로 모은 영상인데요. 1시간처럼 보이지만 5분짜리를 묶어둔 영상이라 예시를 참고하고자 한다면 하나의 에피소드 기준으로 나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영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연애 편에 나오는 신입생 - 개강총회 편인데요.
스토리의 기승전결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기/ 신입생에게 동기라며 속이고 장난을 치는 선배.
- 승/ 신입생이 화장실에 간 사이 다른 여자 선배가 똑같이 동기라고 속이면서 플러팅 장난을 침.
- 전/ 마지막에 신입생이 이 두 사람이 선배라는 사실을 알게 됨.
- 결/ (반전 엔딩) 신입생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여자 선배에게 번호달라고 함.
여기서 전까지만 왔어도 평타를 쳤을텐데 엔딩에서 훅 들어오는 멘트로 시청자로 하여금 ’오~‘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영상을 보고 띱의 차별화 요소는
’대화의 현실고증이 뛰어나다‘
’엔딩 조미료가 맛있다‘
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드라마 형식의 콘텐츠의 경우 꼭 프로덕션이 필요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띱만 해도 세 배우가 직접 영상 기획부터 대본 작성, 제작까지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다른 예시입니다. 청년들 사이에서의 면접에 대한 에피소드를 자조적인 유머로 풀어냈습니다.
띱의 인기를 통해 Z세대는 더 이상 드라마 같은 비현실적 서사보다는,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찾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띱은 이 트렌드를 잘 반영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Z세대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본인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또 고민해볼 점은 이러한 심리 기반은 대체 어떻게 형성되는가도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띱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끄는 Z세대의 심리와 배경
1.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조적 유머’ (Self-Deprecating Humor)
- Z세대는 경제 불안정, 취업난,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크게 느낌.
- 하지만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어차피 답 없으니 웃자”라는 태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음.
- 띱 같은 콘텐츠는 “우리 다 같이 힘드니까 그냥 웃자”라는 공감대를 형성함.
🔹 예시:
- “월급을 받았지만, 카드값으로 사라졌다.”
- “연애, 결혼, 출산? 그걸 할 돈이 없는데?”
➡ 자신이 처한 현실을 스스로 비꼬면서,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방식.
2. ‘밈(Meme) 문화’와 ‘아이러니한 태도’
- Z세대는 심각한 문제도 가볍게 소비하는 ‘밈(meme) 문화’에 익숙함.
- 현실이 힘들수록 이를 코미디로 승화하는 게 트렌드가 됨.
- 그냥 짜증 내기보다, “이 상황 자체를 밈으로 만들어 웃음으로 바꿔버리자”는 태도.
🔹 예시:
- “이 정도면 사회생활 만렙 찍은 거 아닌가요?” (현실은 계속 고달픔)
- “출근해야 하는데 침대랑 헤어지기 너무 힘들어” (웃프지만 다 공감)
➡ 힘든 현실을 비틀어서 웃어버리면, 감정적으로 덜 힘들어짐.
3. 긴장 완화 & 스트레스 해소 (Cognitive Reappraisal)
-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을 재해석(reappraisal)하는 방법임.
- 현실이 바뀌진 않지만, 유머로 받아들이면 감정적 부담이 줄어듦.
- 특히 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더 많은 정보와 스트레스를 빠르게 소비해야 하는 환경에서 자라, 이런 방식의 해소법이 더 익숙함.
🔹 예시:
- ‘회사에서 혼나고 왔지만, 인생은 한 편의 시트콤’
- ‘퇴사하고 싶지만, 남은 월급날을 생각하면 참는다’
➡ 이렇게 현실을 받아들이면, 심리적으로 덜 힘들어짐.
4. ‘진지충’보다 ‘쿨한 태도’가 더 멋있어 보임
- Z세대는 자기연민(Self-Pity)을 싫어하고, 오히려 힘든 현실을 쿨하게 넘기는 걸 멋있다고 느낌.
-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하하... 뭐 어쩌겠어”라는 태도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 특히 SNS에서는 이런 태도가 더 많이 보이고, 유행처럼 번지기도 함.
🔹 예시:
- "힘든데 힘들다고 하면 루저 같아 보이잖아? 그냥 유머로 넘기자!"
- "멘탈이 깨지면 안 돼, 근데 깨질 것 같으면 농담으로 무마하자."
➡ 약간의 체념과 유머가 섞인 태도가 더 ‘쿨해 보이는’ 문화가 형성됨.
결론: "웃으면 덜 아프다"는 심리적 방어 기제
Z세대가 자기 현실을 웃으며 소비하는 이유는 결국 스트레스 해소 & 심리적 방어 기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원영의 럭키비키 기억하시나요? '낭만' 키워드가 트렌드를 이끈 것을 기억하시나요?
띱을 좋아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상에서 보여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현실을 바꿀 수 없으면, 그걸 비웃으며 넘기는 게 차라리 덜 괴롭다.
- 혼자 고민하면 힘든데, 다 같이 ‘웃픈’ 상황을 공유하면 덜 외롭다.
-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쿨한 척’ 넘기는 게 더 멋있어 보인다.
현실은 바뀌지 않지만, 웃으면서 소비하면 덜 아프다는 요즘의 트렌드를 콘텐츠 기획 시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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